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이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 인준안을 부결시키자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그의 인준안을 다시 의회에 제출하는 등 러시아 정치상황이 갈수록 혼미해지고 있다.
옐친대통령은 공산당 등 야당이 다수당인 러시아 하원이 지난달 31일 총리 인준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부결시키자 곧바로 겐나디 셀레즈뇨프 하원의장에게 공문을 보내 “7일 총리 인준을 재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같은 인물을 총리로 하원에 재상정하는 것은 국가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한 뒤 “경제난에 큰 책임이 있는 체르노미르딘을 총리로 인준할 수 없다”고 밝혀 또다시 인준이 거부될 것으로 보인다.인준이 거부된 뒤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는 “내각공백 상태를 계속 방치할 수 없어 대통령에게 내각 명단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의회 지도자들도 새 총리가 될 만한 인물들의 명단을 만들어 옐친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의회의 대치가 계속돼 총리인준이 3차까지 부결되면 옐친대통령은 하원 해산권을 발동할 수 있다.
〈모스크바AP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