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호의 비극
감독 로이 베이커. 주연 케니스 모어, 로널드 앨런. 58년작.
1912년4월 뉴욕행 처녀항해 중 빙산과 충돌, 침몰한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에서 벌어진 인간군상들의 생생한 모습을 다큐멘터리식으로 그린 작품.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이 보여준 스펙터클과 연출된 감동 대신 실제 상황에 가깝게 리얼리티를 구축했다.
이 작품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케이트 윈슬렛같은 주인공은 없다. 대신 젊은 여인에게 구명선의 한 자리를 양보하는 노부부, 절박한 상황에서도 아기를 돌보는 늙은 웨이터, 음악으로 끝까지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합주단 등이 있을 뿐. 아카데미상으로 화려한 치장을 한 98년판 ‘타이타닉호(號)’와는 다른 고동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품이다.(믹 마틴 ‘영화가이드’의 평가 ★★☆)
▼황혼의 로맨스
감독 빌 듀크. 주연 앨렌 버스틴, 다이안 래드, 올림피아 듀카키스. 92년작.
남편을 차례로 잃은 세 할머니 친구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로맨스. 남편을 잃고서 서로에게 의지하지만 남자에 대한 생각은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에스더(버스틴)는 아직도 남자라면 수줍기만하고, 루실(래드)은 멋진 할아버지가 나타나기만 기다리며, 고집불통 도리스(듀카키스)는 남편과의 추억만을 되씹는다.
어느날 남편들의 묘소에 참배하는 도중 아내의 묘를 찾아온 벤을 만나는데…. 로맨스그레이를 꿈꾸는 영화팬들에게 ‘연예지침’이 될 수 있을까?(레너드 멀틴 ‘영화가이드’의 평가 ★★☆)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