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 예측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부터 한강 유역에 물부족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댐을 더 건설하든지 국민 모두가 물 소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강원 영월의 동강댐 건설 논란에서 보는 것처럼 댐 건설은 적지(適地)를 찾기가 어렵고 환경단체 등의 반대도 심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현실적 대안으로 물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서는 물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예부터 우리는 물에 관한 한 지나치게 풍족하게 쓰고 낭비하는 버릇이 있다. 우리 국민 한사람이 하루에 쓰는 수돗물은 권장소비량 1백50ℓ의 두배가 넘는 3백98ℓ정도다. 영국이나 일본보다 무려 2∼4배나 많은 양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물 과소비 현상은 세계에서 가장 싼 우리나라 물값 체계에 1차적 원인이 있다.
우리나라의 수돗물 값은 t당 2백34원으로 일본의 1천4백22원에 비해 7분의 1수준이며 프랑스의 1천3백15원, 호주의 9백24원보다도 싸다. 수돗물 원가의 약 70%에 불과한 현행 물값 체계는 국가재정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물 소비를 부추긴다. 따라서 정부는 단계적으로 물값을 현실화시켜 물 절약을 유도해야 한다. 국민 각자가 10%의 물을 절약하면 1년에20억t의 물이 절약되며 이는 대청댐 하나와 맞먹는다.
물도 석유나 전기처럼 유한한 자원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안승수(수자원공사 연수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