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금융계의 풍운아인 한국계 안드레 리(35·한국명 이석진·李奭鎭)가 컴백한다. 그것도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에서.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7일 “안드레 리와 그의 옛 동료들이 다시 모여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한다”고 보도했다. 홍콩 페레그린그룹 성장신화의 주역으로 홍콩금융계에서 ‘황태자’로 불리다 올해 1월 이 그룹의 파산 때 ‘회사를 망친 책임자’로 지목되는 등 영욕을 겪었던 그가 반년여만에 기지개를 켜는 셈.
서울에 본사를 둘 새로운 회사의 이름은 ‘01주식회사’. 안드레 리는 “최신 정보기술로 무장, 재정 투자 기업합병 등에 대한 자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경영방식의 패러다임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며 “01사는 새로운 변화에 맞춰 금융업과 디지털의 세계를 융합한 세계 최초의 디지털 투자은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01사의 주무대는 아시아이지만 새로운 금융기법은 전세계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
변호사인 아버지와 프랑스계 캐나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한때 동남아 최대의 투자회사인 홍콩페레그린의 채권팀을 이끄는 기린아였다. 그러나 지난해 인도네시아 택시회사에 2억6천만달러를 투자한 뒤 루피아화의 폭락으로 이를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회사부도의 원인이 되면서 궁지에 몰렸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