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전시회가 영 한산하다. 작년말 외환 위기 이후로 구매력이 떨어진 한국시장에 외국업체들이 흥미를 잃으면서 전시회를 통 찾지 않기 때문.
그래서 말만 ‘국제’일 뿐 국내 업체끼리 쑥스러운 ‘안방잔치’를 벌이는 장면이 다반사다.
올초 한국종합전시장(COEX)에서 열린 국제판촉물전은 한마디로 썰렁했다. 세계 각국의 판촉물 업체들이 몰려 늘 성황을 이뤘던 행사지만 올해 참가 업체는 2천5백92개로 작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달 15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서울국제가구 및 목공기계전시회도 외국업체의 참가 신청이 저조하기는 마찬가지. 대외 홍보를 열심히 벌였지만 외국업체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전시회의 96년 행사 때는 외국 업체가 1백73개 참가, 외국업체 전시관을 따로 마련할 정도였다.그러나 올해는 그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50개사에 불과한 실정.
그나마 외국업체가 직접 참가하는 사례는 드물고 대부분 국내 수입 대리점들이 공급업체를 대신해 참가하는 식이다.
내달에 개최되는 대부분의 전시회도 외국업체의 참가신청이 뜸해 규모를 축소해야 할 형편. COEX는 올 상반기에만 국제미용기기산업기자재전 국제어패럴쇼 산둥(山東)성대외무역가공상담회 등 4,5개의 국제전시회를 참가 신청 업체 미달로 취소해야 했다.
〈이명재기자〉m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