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만남’을 자신의 작품세계로 설명해온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 이제 작품의 추(錘)가 한국쪽으로 기운다. 그는 신라 1천년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 1백50여점으로 11일 오후1시반 경북 경주시 힐튼호텔에서 98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막을 축하해 ‘신라 천년의 향기’ 패션쇼를 연다.
앙드레김은 “성덕대왕신종, 천마총의 천마도, 8세기의 주악상, 분황사 석탑사리구 등 신라의 섬세하고 정교한 문양을 현대적 감각으로 소화해 의상에 나타내려 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를 위해 경주를 3번 방문해 유적을 둘러봤다. 그러나 신라시대 의상의 선과 색상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느낌’을 선택했다.
“의상 자체의 고증에 얽매이지 않고 유적속에서 나름대로 ‘신라의 미’를 읽고 그 이미지를 형상화했습니다.”
앙드레김은 고대 이집트 그리스 페르시아와 당나라, 조선시대 등의 문양을 현대적 감각과 접목,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그가 말하는 ‘동서양의 만남’과 ‘예술성의 추구’였다. ‘신라 천년의 향기’도 그 연장선에 있지만 이미지의 대부분을 우리의 역사에서 찾았다는 점에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작품들은 투피스슈트 팬츠슈트 롱코트 등 전통정장과 이브닝드레스 콘서트드레스 웨딩드레스 등 그가 즐겨 만들어온 연회복이 주류. 김희선 송승헌 류시원 이훈 이정재 박용하 등 탤런트와 모델 30여명 출연.
〈김진경기자〉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