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세풍(稅風)’사건의 핵심인물인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이 9일 전격적으로 정책위의장직에서 물러난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또 현 대치정국에 어떤 파장을 몰고올까.
그의 사퇴를 두고 정가에서는 “한나라당이 유화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여권과의 교감 속에 서의원 사퇴가 이뤄졌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그러나 핵심당직자들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그의 사퇴는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개인적 결단에 따른 것이며 이를 당의 대여(對與) 기조 변화와 연관시키려는 것은 빗나간 억측이라는 주장이다.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살신성인(殺身成仁)적 자세에서 사임을 결심한 것이며 여당의 강공에 손든 것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변정일(邊精一)총재비서실장도 “여권과의 교감 속에서 사임이 이뤄졌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여권의 ‘유화제스처’가 없는 상태에서 한나라당의 대여기조가 바뀔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의원도 “공정한 법집행이 이뤄지지 않는 현 상황에서는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따가운 국민적 비판여론을 의식, 내심 대치정국이 풀리길 바라고 있어 서의원의 사퇴가 대화정국으로 가는 계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