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새미 소사의 고향인 도미니카 공화국 산 페드로 드 마코리스. 주민 모두가 거리로 뛰쳐나와 “라틴 아메리카 최고의 날”을 연호했다.
소사는 1m83, 86㎏으로 1m96, 1백13㎏의 맥과이어 옆에 서면 어린 아이같다. 하지만 발빠른 그는 덩치만 큰 맥과이어와는 달리 ‘다용도 선수’다.
그러나 소사는 늘 자신을 낮춘다. 그것이 흑인인 자신이 ‘백인 우월주의’를 뚫고 살아남는 방법임을 알기 때문이다. 62호 홈런을 친 이날 “최우수선수는 맥과이어가 차지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구두닦이였던 소사는 야구를 하고 싶어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왔다. 89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했지만 쉽지 않았다.
91년 시카고 커브스로 이적하면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그는 93년 1백59경기에서 33홈런, 36도루로 커브스 최초로 ‘30―30클럽’을 개설했다.
소사는 라틴계 최고의 스타였던 로베르토 클레멘테의 등번호 21번을 물려받았다. 그 뜻을 잊지 않고 고향 학교와 병원의 운영비를 댄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