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콩코르드 광장에 서있는 이집트 석탑 오벨리스크는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때 이집트왕이 프랑스에 ‘선물’한 이집트의 국보급 문화재. 공식적으로는 선물이었지만 당시의 양국 관계로 미루어 보면 ‘약탈’의 성격이 짙어 이집트 정부가 반환을 요구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이자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평화대사인 피에르 카르댕(76)이 최근 이 선물에 대한 뒤늦은 답례로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컴퓨터로 작동되는 초현대식 오벨리스크 등대를 세워 주겠다고 나서 화제다. 오벨리스크 등대는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인 파로스등대가 6백년전 지진으로 파괴되기 전까지 1천6백년동안 알렉산드리아항을 지켜 온 바로 그 자리에 세워질 예정.
파로스등대는 기원전 2백80년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왕조때 알렉산드리아항 입구에 세워진 높이 1백30m의 거대한 대리석 축조물. 수압기로 기름을 등대 꼭대기까지 끌어올릴 경우 불빛이 50㎞ 밖에서도 보일 정도였다고 한다. 카르댕이 세울 오벨리스크등대는 높이가 1백45m로 파로스등대보다 크다.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콘크리트로 만들 예정. 초강력 레이저빔 발생장치가 설치돼 60㎞ 앞까지 환히 비춰 밤바다를 항해하는 선박들의 길잡이 노릇을 하게 된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