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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이야기/16일]기세꺾인 땡볕더위

입력 | 1998-09-15 19:26:00


“어, 연못 위에 호박꽃이 피어 있네?” 지난 주말 충북 청주시 근교 ‘운보(雲甫)의 집’에 갔다가 들은 아이들의 재잘거림. 그러나 애들이 본 것은 연꽃. 노란 호박꽃과 크기는 비슷하지만 파란 듯 하얀 듯 가을의 이미지와 닮았다. 조선의 서화가 강희안(1417∼1464)이 원예서 ‘양화소록(養花小錄)’에서 ‘깨끗한 병 속에 담긴 가을물(秋水)이라고나 할까’하고 감탄한 그 꽃. 가을꽃이었으면 좋을 듯한 여름꽃.

그 연꽃이 지지 않은 까닭은? 기상학자들은 “한반도 기후가 사철이 뚜렷한 온대에서 아열대로 바뀌면서 초가을 자리를 늦여름이 빼앗았기 때문”이라고 설명.

연꽃 위에 뒤늦은 가을비 ‘또도독’, 꽃잎들 다 떨어지겠다. 소나기 오는 곳도. 아침 18∼22도, 낮 26∼29도.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