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흙에 묻히는 것만 영면(永眠)인가. 수없는 무덤이 국토를 잠식해가는 마당에 사후에는 ‘영혼의 집’을 태워버리는 화장(火葬)으로 나아가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고 최종현(崔鍾賢)SK회장이 화장(火葬)을 유언해 화제가 됐을 만큼 우리의 매장(埋葬)문화는 뿌리깊다. 해마다 여의도만한 국토가 묘지로 변한다. 이추세라면 서울은 2년, 수도권은 5년이내에 묘지 공급의 한계점에 다다를 전망이다.
스스로 화장을 실천하기로 약속하면서 시민운동에 나선 이들은 고건(高建)서울시장 김모임(金慕妊) 보건복지부장관 김진현(金鎭炫)서울시립대총장 전택부(全澤鳧)서울YMCA명예회장 이세중(李世中)전대한변호사협회회장 정광모(鄭光謨)한국소비자연맹회장 손길승(孫吉丞)SK회장 등 사회지도층인사 30여명. 이들은 17일 화장을 유언으로 남기며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한편 장묘행정 주무관청인 보건복지부는 부 전체가 화장참여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6일만에 전체 직원의 38.7%인 1백74명이 화장서약서를 썼다.
〈이병기기자〉watchdo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