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빌 클린턴,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대통령, 일본의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 등 선진국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지구촌 곳곳에서 내전, 반정부 소요, 국지분쟁 등으로 혼란이 일고 있다.
▼알바니아〓12일 야당 지도자 아젬 하즈다리가 피살된 사건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격화돼 야당 지지자들이 의사당과 방송국 등을 점령한 채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는 등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살리 베리샤 전대통령을 지지하는 야당 시위대 3천여명은 15일 파토스 나노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정부의 시위 금지령을 무시한 채 수도 티라나에서 무장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야당 시위대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부상했다.
나노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베리샤 전대통령이 불발 쿠데타를 배후 지휘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그를 쿠데타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밝혀 정부와 야당세력간의 충돌이 더욱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이와 관련해 미국무부는 양측에 자제와 질서회복을 촉구했다.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무력 충돌 위기〓이란 최고 지도자겸 군총사령관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15일 이란군에 전투준비령을 내린 가운데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지역에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프가니스탄의 집권세력인 탈레반도 이란이 군사공격을 할 경우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해 양국이 일촉즉발의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아프간의 이슬람계 AIP통신은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우리의 영토가 공격받으면 우리도 이란의 도시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간의 긴장은 탈레반정권이 자국영토 내에서 반탈레반 세력을 지원하고 있던 이란외교관 9명을 살해한데서 비롯됐다.
▼콩고민주공화국〓콩고민주공화국은 로랑 카빌라대통령의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짐바브웨 앙골라 등 중남부 아프리카국가외에 수단까지 지원에 나서 국제전 양상을 띠고 있다.
정부군과 연합군은 15일 반군 거점을 공격함으로써 콩고민주공화국 내전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부군은 15일 반군이 8월부터 점령하고 있는 동부지역 고마시 인근 50㎞ 지점까지 진격, 인근 키붐바를 탈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은 14일에도 고마시로 진격해 6시간 동안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나 반군 축출에 실패했다.
반군 지도자인 룬다 블루루는 반군이 이날 전투에서 정부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하고 수단이 2천여명의 병력을 파견한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비난했다.
▼인도네시아〓남부 셀레베스와 동부 자바에서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소요가 14, 15일 이틀간 계속돼 상점과 집들이 약탈당하고 불탔으며 3명이 숨졌다. 바차루딘 주수프 하비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학생 시위도 격화됐다. 셀레베스에서는 1백80여채의 상점과 집이 불탔으며 북부 수마트라에서는 14일 폭동으로 85명이 구속됐다.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15일 이슬람 학생그룹은 하비비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시위금지구역으로 선포된 메르데카궁 부근을 비롯해 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며 하비비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
한편 하비비정부는 16일 수하르토 전대통령과 가족의 부정축재를 조사키로 하고 이를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