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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의 사회학]진세훈/남편 권유 수술땐 「기쁨 두배」

입력 | 1998-09-17 19:13:00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고든 보위 교수는 가정용품의 만족도를 조사했다. 한 그룹에게는 조사 전에 작은 선물을 주고 다른 그룹에게는 선물을 주지 않았다. 결과 조그만 선물이라도 받은 그룹이 조사에서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선물이 사람의 마음을 이미 움직여 놓은 것이다.

성형수술도 마찬가지다. 중년의 여성이 ‘주름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갑자기 얼굴이 미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남편의 권유로 받은 수술은 다르다. 자신의 젊음을 바친 남편과 가정으로부터 충분히 보상을 받은 듯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지난주에 찾아온 40대 중년부인도 그랬다. “주름수술을 받고난 뒤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어색한 쌍꺼풀 없이 젊었을 때의 모습 그대로여서 더 좋았어요. 수술을 권했던 남편이 너무 고마웠어요.”

이 부인은 한 달 전 주름수술을 받았다. 중년 부인은 대개 눈모습이 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에 이 부인에게도 쌍꺼풀 수술은 하지 않았다. 눈썹라인을 이용해 처져 있는 8∼12㎜의 피부를 줄이고 처진 이마근육을 축소해 눈모양이 변하지 않게 젊은 눈을 만들었다. 수술자국도 아이라인으로 가려져 쉽게 남의 눈에 띄지 않았다.

주름을 없애는 것은 미인을 추구하는 허영이 아니다. 중년을 거치는 과정에서 깨끗하게 늙어가고 싶은 심정의 표출일 뿐이다. 남편은 부인의 소박한 희망을 이뤄줌으로써 큰 사랑을 얻었다. 아마 남편은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수술받고 싶다는데 말린다고 안하겠어요. 이왕 할거면 흔쾌히 허락해 칭찬이라도 듣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02―566―6131∼2

진세훈(성형외과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