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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화제]佛로 튄 「클린턴불똥」…『사생활 존중 옛말』

입력 | 1998-09-17 19:20:00


‘프랑스 정치인들이 떨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계기로 정치인의 외도(外道)에 대해 관대했던 프랑스에서 공인(公人)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르 몽드지는 16일 1면 머릿기사로 “프랑스 정치인들도 사생활 공개의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프랑스에서는 ‘사생활과 공적인 업무는 별개’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대통령의 숨겨논 딸이 언론에 공개됐을 때 오히려 이를 보도한 언론이 비난의 표적이 됐던 것이나, 미셸 로카르 전총리가 이혼 사실을 언론에 밝히자 “별걸 다 공개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을 정도로 공인의 사생활은 의도적으로 보도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이번 클린턴 스캔들을 계기로 공직자의 사생활을 바라보는 프랑스인들의 시각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르 몽드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사생활의 자유를 강조한 좌파가 우세했으나 클린턴 스캔들을 계기로 도덕성을 강조해 온 우파의 입장이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

좌파 정치인들은 여전히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사생활 및 인권을 침해했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우파 정치인들은 “공적인 행동과 사적인 행동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느냐”며 클린턴의 이중성을 비판하는 분위기다. 우파 원로 샤를 파스콰 상원의원은 “대통령이면 남보다는 낫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집무실인 백악관이나 엘리제궁이 정사(情事)장소로 사용된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