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상하고 착한 형이었는데….”
20일 오전10시경 강남경찰서에 마련된 고 이창화(李昶和·19)의경 영결식장.
18일 오전 1시경 음주운전단속중 고속질주하는 음주운전차량에 치여 숨진 이 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이의경(본보 9월19일자 A18면 참조)의 인간성과 근무자세를 치하하는 박범래(朴範來)서장의 조사가 낭낭히 울려퍼졌다.
“차량검문 근무중 꽃다운 나이에 이렇게 허무하게 우리 곁을 떠날 줄은 몰랐습니다. 고인의 뜻 가슴깊이 새겨 불철주야 민생치안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영결식장 맨 앞줄에서 영결식 내내 고개를 파묻고 있던 이의경의 하나뿐인 동생 승화군(15·중3).
“자기도 모자라면서 늘 용돈을 쪼개주곤 했어요. CF감독이 꿈이었던 형은 앞으로 감독이 되면 광고에 출연시켜 준다고 했는데… 약속도 안지키고 가버리다니….”
승화군은 북받치는 울음을 참지 못해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검은 상복이 어색한 앳된 얼굴의 승화군은 옆에서 흐느끼는 아버지 근목씨(40)와 어머니를 위로하기에 바빴다.
“6월에 첫 특별외박을 나온 날, 둘이서 한방에서 잔 게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나 없는 동안 네가 부모님을 잘 모셔야 한다’고 했었는데….”
뜻하지 않게 ‘장남’이 돼버린 승화군은 30여분간의 영결식이 끝나고 이의경의 시신이 버스에 실리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우리 형이 무슨 죄가 있다고… 형을 숨지게 한 운전자가 정말 원망스러워요. 음주운전이 완전히 사라져 형같이 어이없는 희생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