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전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스캔들과 관련, 연방대배심에 비공개 증언한 녹화테이프가 21일 오전 9시25분(한국시간 밤 10시25분) 공개됐다.
CNN 등 미 방송들은 클린턴대통령이 지난달 17일 백악관에서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르윈스키와의 성관계 여부 및 위증, 사법방해 혐의 등에 관해 4시간 동안 신문받는 장면이 들어있는 테이프를 일제히 방영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증언 도중 검사의 추궁을 피해 군색한 답변으로 일관하거나 정확한 답변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았고 때때로 자제력을 잃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 언론들은 테이프 공개가 그의 국가지도자로서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특히 르윈스키 전 백악관 인턴과 맺은 성관계와 관련, 특별검사측으로부터 집요한 공격을 받자 “성교를 하지 않았으면 성관계가 아니다”고 되풀이해 강조했다.
미 언론들은 앞으로 클린턴대통령에 대한 사임이나 탄핵 압력이 가중될지는 여론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테이프 공개 직전 CNN이 밝힌 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에 대한 미국민의 인식이 악화하고 있다.
클린턴이 사임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40%로 나타나 1주일전보다 4% 늘어났으며 탄핵해야 한다는 응답 역시 34%로 4% 늘었다.
하원 법사위는 증언 테이프 외에 르윈스키의 연방대배심 증언과 검사의 신문 내용, 르윈스키의 전화자동응답기에 녹음된 클린턴대통령의 음성, 르윈스키의 드레스에서 나온 클린턴의 정액 흔적 등 2천8백쪽의 증거자료도 함께 공개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