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살고 직장도 인천에 있지만 업무상 한달에 보름가량은 서울을 다녀온다. 여기에 드는 고속도로 통행료(1천원)만도 왕복 3만원. 속도나 제대로 낼 수 있으면 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이름만 고속도로다. 출퇴근 시간대에는 시속 20∼30㎞가 고작이다. 이런 마당에 통행료 1천원은 너무 비싸다. 개통된 지 벌써 30년이 지났다고 하는데 그동안 통행료 수입으로 건설비용은 다 뽑지 않았나 생각된다. 통행료를 아예 안 받을 수 없다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조정하라.》
최문영(33·인천 연수구 연수동)
12월이면 개통 30주년을 맞는 경인고속도로. 국내 1백20개 고속도로 중 가장 ‘어르신’이다. 경인고속도로는 68년 개통 이후 서울과 인천항을 잇는 산업의 ‘혈맥’이었다. 그러나 서울과 인천이 한 생활권으로 묶이며 통행량이 급속히 늘었고 이로 인한 ‘만성정체’로 이제는 ‘고속도로’(苦速盜路·속도도 못내고 돈만 빼앗기는 길)가 된지 오래다.
이용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는 ‘통행료가 비싸다’는 것이다.
도로 개통후 지금까지 걷은 통행료는 2천4백여억원. 도로건설과 유지보수에 든 비용 1천2백여억원의 두배다. 시민들은 “고속도로 통행료 징수액은 고속도로 건설과 유지보수비의 합계를 넘을 수 없다”며 요금징수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측은 “80년에 그 법조항은 개정됐다”고 반박한다. 개정된 법조항은 전국의 고속도로를 하나의 ‘단일도로’로 본다. 따라서 전국의 고속도로에 투자한 비용을 모두 다 뽑을 때까지 모든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징수한다는 것이다. 장효원(張孝遠)영업계획부장의 말. “만약에 통행료를 내리게 되면 그만큼의 결손부분을 국민이 부담하게 된다”며 “수혜자원칙에 따라 이용자에게 부담시키려는게 정부 방침”이라는 것.
이에 대해 서종국(徐鍾國·인천시립대 행정학과)교수는 “통행료 부과 원칙은 반대할 수 없으나 그 액수만큼은 이용자가 납득할 만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교수는 “경인고속도로처럼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에 걸맞은 ‘적정요금’을 책정하는 요금체제 도입을 연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