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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바바라 보니 「千의 목소리」에 객석 넋잃어

입력 | 1998-09-22 19:12:00


사랑의 환희에 찬 신부, 풍자적인 재담꾼, 봄의 새싹을 반기는 시인…. 보니는 무대위에서 스무번이나 모습을 바꾸었다.

17일 일본 오사카 시내 중심가의 이시하라홀에서 열린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의 독창회. 금세기 최고의 가곡 전문가수인 피셔디스카우의 ‘여성판’를 꿈꾼다는 그의 청순한 음성과 정묘(淨妙)한 표현력이 완숙의 극치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브람스의 ‘영원한 사랑’첫머리의 “어두운(dunkel)…”을 노래할 때 청중은 실제로 무대가 어두워지는 착각을 경험했다. 짙고 무거운 모음의 미묘한 색채를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보니는 남녀 한쌍이 이야기하는 진실한 맹세 속으로 객석을 빨아들였다. 반면 풍자적인 ‘세레나데’에서 그는 음성의 부피를 확 줄였다. 얇고 경묘(輕妙)한 음성은 작품에 내재된 ‘미소’를 청중의 눈 앞으로 가져다주는 듯 했다.

탁월한 연기력도 리사이틀을 보석처럼 빛나게 하는 비결이었다. 비탄에서 환희에 이르는 생(生)의 스펙트럼을 그는 뛰어난 표정 및 몸짓연기로 재현해냈다. 앙코르 연주된 리햐르트 시트라우스 ‘내일’의 잔잔한 멜로디가 마지막 화음을 울리면서 이시하라홀은 따뜻한 갈채와 감동으로 휩싸였다. 한국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하게 만드는 무대였다.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보니의 내한 독창회는 26일 오후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헬무트 도이치 반주로 브람스 모차르트 그리그 볼프의 가곡들이 무대에 오른다. 27일 오후2시에는 리사이틀홀에서 마스터클래스가 열릴 예정. 02―598―8277(크레디아)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