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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의 사회학]전세훈/여권 강화돼도 『예쁜게 좋아』

입력 | 1998-09-24 19:03:00


미국 오하이오주의 신디 잭슨(42)이라는 여자는 못생겼다는 이유로 20대에 남자들에게서 거부당하고 외면당한 서러움을 복수하기 위해 88년부터 10년간 영국에서 28번의 온갖 성형수술을 받았다. 그중 얼굴 주름수술은 4번이나 받았다. 그래서 예뻐진 모습으로 과거 자신을 외면한 남자들을 유혹하거나 거절해 복수하는 소원(?)을 이뤘다. 여자가 성형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은 남자 때문인가?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대장부 이미지의 중년부인이 너무나 자신있게 병원문을 열고 들어왔다. 조금도 주저함없이 소파의 상석에 앉아서는 대뜸 주름살수술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마음은 처녀 때와 다름없는데 얼굴에 갑자기 주름이 생겼어요. 시간이 없으니 한번의 수술로 효과가 오래갈 수 있게 해주세요.”

이 경우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피부만 당기는 것이 아니라 피부 아래 근육과 뼈 사이의 하얀 막 ‘스마스’(SMAS)를 함께 당겨 귀 바로 위의 근육인 측두근막에 걸어주면 피부의 탄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스마스는 섬유질의 탄력있는 얇은 막으로 얼굴피부에만 있는 특수조직으로 얼굴표정이 미세하게 변하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당장이라도 수술할듯이 서두르던 여사장은 그러나 나의 설명이 끝나자말자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남편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며 전화를 거는 것이 아닌가. 외모와 달리 코 끝에 감도는 목소리가 얼마나 애교스러운지…. 그녀는 수술 후 되돌아올 자신의 젊은시절 모습을 떠올리는지 그지없이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는 ‘사랑의 대상’인 남자를 위해 이렇게 성형수술도 마다하지 않는다. 여권(女權)이 강화돼가는 와중에서도 아직까지는 여자가 남자를 대접해준다는 걸까? 02―566―6131∼2

진세훈(성형외과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