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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돌린 여야 「TV토론」이뤄질까?…말싸움 그칠 가능성도

입력 | 1998-09-27 19:17:00


연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여야가 모처럼 “TV토론을 통해 누가 잘못했는지를 가리자”며 한 목소리를 내 귀추가 주목된다.

토론 제의는 국민회의가 먼저 했다.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은 25일 성명에서 “한나라당이 장외집회를 통해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는데 할 말이 있다면 당당하게 TV 앞에 나와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의 반응이 없자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이 27일 다시 같은 제의를 했다.

이에 한나라당도 즉각 “TV토론은 오히려 우리가 바라던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안상수(安商守)대변인은 “주제에 아무런 제한이 없이 토론이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응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대국민 홍보수단이 제한돼 있는 야당 입장에서 공개토론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양측이 같은 태도를 취했지만 실제 TV토론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토론 주제를 무엇으로 할지, 참석자는 누구로 할지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의 국세청 대선자금 불법모금사건과 지역감정 선동발언 등을 핵심주제로 삼자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야당의원 빼가기와 정치권 사정의 형평성 등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안대변인이 토론의 전제로 ‘주제에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토론회 출연 여부를 놓고도 양측은 말싸움을 벌였다.

국민회의 정대변인이 “국세청 모금사건의 배후인물로 거론되는 이총재가 직접 출연, 해명하기를 바란다”고 제의하자 한나라당은 “국민회의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토론에 나오라고 우리가 역제의를 한다면 받아들이겠느냐”며 반발했다.

이 때문에 TV토론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여야의 정치공방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송인수·김정훈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