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를 앓는 어린이. 청량음료와 아이스크림 등 단 것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그 충치를 가장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수돗물에 불소를 넣는 일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수돗물에 불소를 넣어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해 왔지만 묵묵부답이다. 모든 면에서 앞서가는 서울시가 지방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수돗물 불소화 사업은 왜 안하는지 답답하다.
(이영순·李英順·수돗물 불소넣기 시민모임 공동대표·서울시의회 의원)
우리나라 수돗물에 불소를 넣기 시작한 것은 17년전.
81년 경남 진해, 82년 충북 청주에서 불소화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그후 94년 경기 과천시를 시작으로 본격 사업에 들어가 현재는 대전, 경북 포항, 경기 남양주, 강원 영월 등 12개 지역 2백31만8천명이 불소 수돗물을 마시고 있다. 올해안으로 그 숫자가 37개 지역 4백20만2천5백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서울대 치대 문혁수(文赫秀)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가장 안전하고 쉬운 충치 예방법”이라며 “45년 미국에서 시작된 후 전세계 60개국에서 불소 수돗물을 마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정광렬(鄭光烈)구강보건과장은 ‘경제성’을 강조한다. 불소화사업 비용은 국민1인당 평생(80세)에 3만2천원 정도. 충치 2개 치료비용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또 충치관련 보험진료비 지급액의 60%(연간 2천2백35억원)를 절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
그러나 반대론자들의 주장으로 수돗물 불소화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金鍾哲·영남대)교수는 최근호에서 “불소 수돗물의 유해성을 입증하는 과학적 증거가 축적되면서 최근 미국 캐나다에서 반대운동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불소화를 장려해온 미국도 최근 불소로 인한 독성 피해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도 △수돗물 공급량중 0.4% 정도만 음용수로 쓰이는데도 전체에 불소를 넣는 것은 예산낭비며 △수돗물로 만드는 식품이나 약품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검증된 자료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고건(高建)시장은 “수돗물 불소화 사업은 정부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그러나 반론도 있으므로 안전성과 경제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사업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