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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機 또 「아찔」…활주로 1백여m이탈 승객3명 부상

입력 | 1998-09-30 19:32:00

위기일발


승객과 승무원 등 1백47명을 태운 서울발 울산행 대한항공 여객기(기장 정원길·49)가 30일 오전 9시반경 울산공항에 착륙하던 중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활주로를 1백m가량 벗어나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비상 탈출하는 과정에서 김남철씨(45·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황용기씨(46·서울 구로구 개봉동) 독일인 벤젤 칼 하인츠(35)가 골절 및 타박상을 입고 인근 현대의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울산행 항공기 16편의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건설교통부와 경찰은 항공기 이착륙이 불가능한 기상상태는 아니었던 점으로 미뤄 기체결함에 의한 사고로 보고 블랙박스를 회수하는 한편 기장 정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중이다.

이날 대한항공기 사고로 최근 두달동안 7번의 국내선 여객기 사고가 일어났는데 이같은 사고의 빈발은 항공사의 정비불량과 감독관청의 형식적인 제재가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8일 김해공항에서 사고를 일으킨 A300―600기종에 대한 건교부의 일제점검지시에도 불구하고 점검기간중인 11일과 19일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에서 같은 기종의 여객기가 잇따라 고장사고를 일으켰다.

지난해 8월 대한항공기 괌 추락사고 이후 국적항공사에 대한 특별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부산을 떨었지만 행정당국이 여전히 사고 항공사에 대해 형식적으로 처벌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행 항공법은 중요한 과실로 인한 항공기 사고 발생시 면허취소는 물론 1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또 국적항공사 경쟁력 강화지침에는 항공사의 사고 발생 정도에 따라 신규노선이나 운항횟수의 배분을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차례 대형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해당 항공사에 대해 노선면허를 취소한 적은 물론 과징금조차 규정대로 부과한 사례가 없다.

〈이현두·정재락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