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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지구촌/아사히신문]『日 과거문제 한국에 사과』

입력 | 1998-09-30 19:32:00


▼아사히신문▼

7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아사히신문은 30일 ‘한일(韓日)의 진정한 신시대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하도록 촉구했다. 다음은 사설 요약.

김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한일간 진정한 신시대를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대통령 방일의 최대 목적은 한일간 역사인식의 차이를 메우고 ‘21세기를 향한 한일 양국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세카이(世界)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일본과 한국은 용기를 갖고 역사를 확실히 응시해야 하며 일본은 한국이나 아시아에 대해 범했던 과오가 있는 만큼 이를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역으로 우리들은 단지 침략을 당했다는 것만을 들어 나쁘다고 말할 게 아니라 왜 우리들이 침략을 당할 정도로 연약한 나라가 됐었는지 반성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식은 역대 한국 지도자에게 없었던 냉정한 자세다. 이러한 인식아래 대통령은 일본의 솔직한 사과와 반성을 포함한 공동문서 작성을 바라고 있다.

진정 바라건대 일본은 이런 한국측 변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충분히 답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본은 양국 정상회담시 여러차례 사과와 반성을 표명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역사인식을 둘러싸고 분규가 생겼던 것은 주로 일본측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이 좋은 일도 했다’며 식민지지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려는 각료의 발언이 끊이지 않아 한국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했다. 한국에서 반일감정이 고조됐고 이에 대한 반발로 일본에서도 ‘혐한(嫌韓)’감정이 증폭됐다.

이러한 악순환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는 게 진정한 신시대를 여는 길이다. 그 출발점은 식민지지배가 한반도 사람들에게 엄청난 고통과 슬픔을 줬다는 사실을 한사람 한사람이 올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어디까지 사과하면 좋을까’라고 말한다든지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없는 역사관을 내세우는 것은 한일관계를 손상시키는 것은 물론 일본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않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상황은 더 냉엄해졌다. 한국경제도 위기다. 한일은 긴밀하게 손을 잡아야 한다.

문화교류와 젊은이들의 왕래로 상호이해를 돈독히 하고 2002년 월드컵축구 공동개최를 성공시키는 기초를 다지자.

〈도쿄〓윤상삼특파원〉yoon33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