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예니’가 30일 오후 3시경 전남 장흥지방에 상륙하면서 남부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려 10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농경지 5만1천여㏊가 침수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2시50분경 전남 순천시 남전동 대순진리회 건물 지하 1층에서 이 교회 신도 김옥선씨(41·여·광양시 광양읍)와 박일례씨(53·순천시 금곡동) 등 2명이 갑자기 쏟아져 들어온 빗물에 휩쓸려 숨졌다.
또 오후 1시경 경남 남해군 남면 월포 해안에서 어선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던 강경남씨(47·남해군 이동면 무림리) 등 4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고 함께 작업중이던 김정식씨(36)는 헤엄쳐 나와 구조됐다.
이에 앞서 오전 7시50분경 경남 진해시 제황산동 속천부두에서 선박을 대피시키던 최수식씨(71)가 배위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오전 6시54분경 경남 거창군 가조면 수월리에서는 장미혜씨(38·여)가 하천을 건너다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다.
이와 함께 수확을 앞둔 경남과 전남지역의 농경지 5만1천3백30㏊가 침수돼 쌀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또 경북 포항시 청림1동에서 주택 27동이 침수된 것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주택 45동이 침수피해를 보았고 제주지역 연안에서는 대피하던 선박 2척이 침몰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목포시 용당동 3호광장 주변 도로가 침수돼 차량통행이 통제됐고 목포시 용당동 상동 일대 주택 1백여가구도 침수피해를 보았다.
이밖에 30일 오후까지 예니의 영향으로 김해와 대구공항 등 전국 8개 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중단됐고 전국 연안여객선 1백2개 항로 가운데 93개 항로의 운항이 통제됐다.
한편 전국에서 등산객 및 행락객 8백50여명이 대피했고 각 항포구에는 6만5천여척의 각종 선박의 발이 묶였다.
〈창원·부산·광주〓강정훈·석동빈·정승호기자〉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