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영화 한편을 들여와 국내 극장에서 상영하는 데는 얼마만큼의 비용이 들까. 또 관객이 어느 정도 들어야 영화 수입사가 이익을 보게될까.
국내 한 영화수입사의 외화개봉 예산내역서를 들여다보자. 이 회사가 최근 들여온 외화는 수입가(로열티) 9만달러짜리. 수백만달러짜리 외화가 수두룩한 현실을 감안하면 중가(中價)에 해당한다.
수입가에 따라 다섯등급으로 나눌때 3,4등급 정도라고 할까.
수입사측이 이 영화의 개봉에 쓸 총 예산은 5억7천여만원. 이를 ‘수입·배급’과 ‘마케팅’의 두 단계로 나눠 살펴보자.
1단계로 필름구매 통관 심의 배급 과정. 먼저 로열티(판권 수입가)로 1억2천6백만원을 지급한다. 또 필름 40벌 프린트비용, 예고편 필름(한벌당 4만5천원가량)구입비가 든다.
한글 자막을 넣는데도 2천만원을 써야한다. 여기에 필름담는 깡통구입비를 비롯, 통관진행비 세금 심의료 번역료 등을 다 합치면 총2억5천1백여만원. 즉 외국 영화를 사서 가져와 각 극장에 보내는데까지 총 비용의 44%가량이 드는 셈.
이어 2단계로 마케팅에 56%의 예산을 쓴다. 우선 이 회사는 TV광고에 5천만원, 신문광고에 1억3천만원을 책정했다. 엄청난 액수지만 “그래봤자 광고한 티도 별로 안난다”는 푸념이 들린다.
반면 길거리 시민게시판이나 지하철게시판은 상대적으로 싸다. 길거리 80곳, 지하철 80곳에 한달간 홍보물을 게재하는데 1천1백10만원이 든다.
여기다 포스터등 홍보물 제작비, 시사회 개최비, 택배서비스 이용료 등을 다 합친 마케팅 총비용이 3억1천8백여만원이다.
이렇게 1,2단계를 합친 총비용이 5억7천여만원.결국 영화구입가(로열티)는 전체 비용의 22%에 불과한 셈이다.
수입사측은 이 영화가 큰 적자를 면하기 위해선 서울에서 최소한 4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만약 서울에서 10만명 가량의 관객을 동원할 경우 매출이 10억7천여만원, 수입은 5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이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