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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으로 보는 세상]가을옷 신상품 나오자마자 찬밥신세

입력 | 1998-10-12 19:06:00


올해 가을의류 신상품들이 유통업체에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요란한 선전과 함께 세상에 나왔지만 쳐다보는 소비자가 없어 제값에 한번 팔려보지도 못하고 매장 뒤편으로 밀려나 가을세일의 대표적인 할인상품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 미끼상품은 고객을 모으는 효과가 큰 식품이나 재고의류 이월상품 중에서 값을 낮추는 것이 일반적. 그러나 올해는 가을 신상품을 대폭 할인해 미끼상품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아졌다.

롯데백화점은 9일부터 모든 점포에서 숙녀복과 신사복 유명브랜드 신상품 가운데 일부를 50% 할인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백여개의 신상품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매일 한정판매하고 현대백화점은 여성정장 가을신상품 가운데 6개 상품을 50% 할인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소비불황으로 의류업체의 기본원칙이 깨어졌기 때문. 의류업체는 신상품이 나오면 30%를 정상가격으로 팔고 50%정도를 세일에서, 나머지를 재고처리하던 ‘3대5대2’의 황금률을 갖고 있었다. IMF체제이후엔 이런 원칙이 무너져 신상품도 나오자마자 떨이세일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