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백악관 안에서 그럴 수가…’. 르윈스키 스캔들로 땅에 떨어진 미국 백악관의 명예와 권위. 하지만 지난해 출간돼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는 ‘벌거벗은 대통령 각하’에 따르면 르윈스키건은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할지 모른다.
저자는 ‘FBI’‘CIA의 내막’등 정부 기관의 베일을 벗기는 여러 베스트셀러를 쓴 저술가. 1백명이 넘는 백악관 경호원 집사 요리사 의전관, 전용기 승무원 등을 인터뷰한 이 책에서 백악관의 ‘구린 속’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특히 치부보다는 엽색행각에 열중한 역대 대통령들의 얘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집무실 소파에서 여비서와 정사를 벌이다 부인에게 현장을 들키자 ‘영부인 경보장치’를 설치한 린든 존슨대통령. 매력적인 여성을 발견하면 즉시 참모들에게 데이트 약속을 잡게한 클린턴대통령.
조깅한다는 핑계로 바람을 피우고 돌아온 그의 ‘수돗물방울 땀’을 힐러리 여사가 눈치채면 그날밤엔 어김없이 두터운 책과 찬장 집기들이 공중으로….
대통령의 애인들이 주로 다니는 백악관 지하터널. 인간 이하의 오만함에 가득찬 대통령의 자녀, 말썽을 무마하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참모들….
대통령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위선의 드라마들이 절대권력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깨우쳐준다. 문학사상사. 7,000원.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