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원강사가 교사의 폭력과 학교 경영진의 비리를 소재로 창작한 소설형식의 ‘유머 아닌 유머’가 썰렁한 사오정을 퇴출시키면서 ‘추워진’ 유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하이텔과 나우누리 유머(go humor)란에 8월부터 연재되기 시작한 뒤 ‘퍼온 글’ 형식으로 인터넷에도 복사본이 돌고 있는 ‘구타교실’. 사립 M남자고교를 무대로 △월남전과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입은 정신적 상처를 구타로 달래는 특수부대 출신 수학교사 ‘똥행패’ △주입식교육에 찌든 학생들 △비리로 얼룩진 학교간부들 △‘조선놈들은 맞아야 말을 듣는다’는 일제(日帝)식 교육론자인 호색한 이사장의 4각 대립구도를 주인공 ‘나’의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무협지를 방불케 하는 폭력장면 묘사와 작가 박상욱씨(30·서울 송파구 K학원 국어강사)의 걸죽한 입담, 사실적 상황설정으로 젊은 직장인과 학생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리즈의 일부는 작가의 실제경험을 그대로 옮겨 놨다고. 사오정 시리즈의 평균 조회 건수가 1천회 정도에 머무른 데 반해 구타교실은 하이텔에서만 5천∼7천여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작가에게는 ‘우리학교에도 그런 선생이 있다’ ‘학생시절이 생각난다’는 ‘팬레터’가 하루 30여통씩 밀려들고 있다.
박씨는 “학생들에게 ‘내가 바라는 학교생활’을 소재로 논술하도록 했더니 3분의 2정도가 ‘맞지 않고 학교에 다녔으면 좋겠다’고 쓴 것을 보고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싶었다”고 설명. 박씨는 “엉뚱한 비난을 피하기 위해 극도로 과장된 형식을 취하고 비교적 표현이 자유로운 유머란을 선택했는데 의외로 반향이 크다”고 말한다. 현재 52편까지 나와 있는‘구타교실’은 1백회를 채운뒤 12월 소설과 만화로 출간될 예정이다.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