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일은행에 대한 추가 지원을 놓고 정부 부처 사이에 혼선이 빚어져 두 은행 해외매각은 물론이고 다른 은행들의 외자유치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 연원영(延元泳) 구조개혁기획단 총괄반장은 12일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앞으로 3년안에 발생하는 제일 서울은행 부실에 대해 8조원 규모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은행 인수 의사를 보이고 있는 해외투자기관들은 앞으로 발생하는 부실에 대해 정부가 일괄적으로 떠안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같은 수치가 어떻게 산출됐는지 알지 못한다”며 “정부는 두 은행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부실에 대한 지원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말해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면 신규부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추가 지원이 전혀 필요없을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매각절차에 들어가기 전에 추가지원 조건을 거론하는 것은 매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경부는 두 은행에 이미 7조원의 공적 자금이 지원된 상태에서 8조원을 추가 지원할 경우 다른 은행과의 형평에 어긋나고 국민부담이 너무 커진다고 보고 있다.
한편 조흥은행 관계자는 “무리한 요구를 해도 통한다는 인상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심어주면 자체적으로 외자유치를 추진중인 은행들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