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모금사건과 판문점 총격요청사건 등을 둘러싼 정국경색으로 한달여 동안 공전돼온 올해 정기국회가 13일 정상화됐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어 국정감사를 23일 부터 20일간 실시키로 하는 등 국회 일정을 확정하고 정치구조개혁특위 활동시한 연장, 실업대책특위 구성, 월드컵지원특위 구성 등을 의결했다.
그러나 이날 여야가 상임위 정수조정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바람에 본회의가 다소 늦게 시작됐다. 여당은 법사위 문화관광위 등 주요 상임위를 ‘여대(與大)’로, 한나라당은 ‘여야 동수’로 해야 한다고 맞서다가 16일까지 협상을 계속하기로 하고 본회의를 열었다.
여당은 이번 국회를 경제위기 극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경제국회’로 운영해 나간다는 방침인 반면 한나라당은 총격요청사건의 고문논란 등 주요정치현안도 함께 다루겠다는 입장이어서 여야간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 모두 대화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영수회담을 모색키로 하는 등 활발한 막후접촉을 벌이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에 앞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주재로 국정협의회를 열어 국세청사건에 대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사과를 촉구했다. 양당은 총격요청사건이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한나라당의 고문주장은 진실을 호도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철저하고도 신속한 수사를 강조했다.
양당은 특히 내년 2월 한미범죄인인도협정이 발효되는 대로 도피중인 이석희(李碩熙)전국세청차장의 인도를 추진하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또 경제청문회를 이번 회기 내에 반드시 실시하고 민생관련법안도 조속히 처리키로 했다. 이를 위해 필요할 경우 상임위 정수조정을 국회의장직권으로 국정감사 실시 이전에 완료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여의도당사에서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한성기(韓成基) 장석중(張錫重)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신체감정 결과가 사실상 고문을 인정한 것으로 보고 고문백서를 발간하기로 하는 등 대여공세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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