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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119」국내서도 생긴다…환자 돌보며 교육도 맡아

입력 | 1998-10-18 19:39:00


국내 처음으로 ‘닥터 119’가 탄생한다.

닥터 119는 응급 의학 전문의 자격증을 가진 119 구조 대원.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소방서나 방재센터에서 응급환자를 돌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이제까지 한 명도 없었다. 미국의 경우는 상황실에서 근무하며 구조대원이 환자상태를 무전 보고하면 닥터 119가 응급처치 요령을 지시한다. 프랑스 일본에서는 현장에 출동해 응급환자를 돌본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닥터 119가 있는 나라의 응급환자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나라의 절반이하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도 그 필요성은 절감했으나 높은 보수 등으로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최근 부산 동아대 의대 응급의학과 이승한(李承翰·36)교수가 “직접 구급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며 자원해 닥터119를 운영하게 된 것.

소방방재본부는 이교수를 계약직으로 채용, 소방학교 구조구급훈련센터에서 119 구조대원들에게 응급의학을 가르치도록 할 계획. 한편 방재본부는 이교수의 지원을 계기로 알아본 결과 닥터 119가 되기를 희망하는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적지 않음을 확인하고 채용준비에 나섰다. 현재 방재본부는 전문의를 고시합격생에 준하는 ‘소방령’으로 대우해 채용할 수 있도록 행정자치부와 협의중이다.

본부측은 임용규정이 바뀌는대로 응급전문의 3명을 추가로 채용, 이들을 방재본부 상황실에 3교대로 근무시킬 계획. 소방령으로 채용될 경우 일선 소방대장까지 승진 하는데는 7년정도가 걸린다.

이승한 교수는 “응급의학은 병원보다 구급현장에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구조대에 지원하게 됐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병기기자〉watchdo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