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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공단 폐기물 산더미…처리-운반업체 부도로 쓰러져

입력 | 1998-10-18 20:01:00


수도권 일대에 ‘산업폐기물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IMF경제난 이후 산업폐기물을 처리 및 운반하는 업체들이 경영난과 부도로 쓰러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처리업체들은 폐기물의 처리비용과 대형설비의 리스비용, 그리고 금융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를 내거나 경영악화로 폐기물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한채 공장안에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있다.

산업쓰레기를 배출하는 생산업체들 역시 극심한 경제난으로 당장 수지맞추고 부도막는 데 급급해 폐기물을 공장부지에 쌓아두고 있으며 일부 수집운반업체들은 덤핑으로 수주한 폐기물을 불법으로 야산 등에 몰래 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0년대 들어 가까스로 정착된 산업폐기물 처리시스템 자체가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7일 오후 인천 서구 주물공단내 산업폐기물 처리업체인 D환경 공장. 4천여평의 부지에 폐합성수지 폐섬유 폐플라스틱 등 각종 산업폐기물 3만여t이 10m 높이로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폐기물 주변 흙바닥은 폐기물에서 나온 침출수로 시커멓게 변해 있었다.

수도권 산업폐기물의 60∼70%를 처리하고 있는 경기 안산시 시화공단내 6개 산업폐기물 중간처리업체와 6월경 부도난 B산업 등 인천 남동공단의 2개 업체도 보통 수천∼1만t의 산업폐기물을 쌓아두고 있다.

처리업체들은 정상절차를 밟아 처리할 경우 되레 적자가 나기 때문에 이처럼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연료비 등 처리비용의 상승과 처리업체와 수집운반업자들의 덤핑경쟁이 빚은 결과다. 리스비용 금융비용 등의 증가도 처리업체가 허덕이게 되는 원인.

배출업체들의 폐기물 장기 적치(積置)도 심각한 상태다. 경기 안산 시화공단과 인천 남동공단 내 절반이상의 섬유 방직 플라스틱공장이 매월 수백만∼수천만원에 달하는 쓰레기처리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공장내에 수십t의 산업폐기물을 몇달씩 쌓아두고 있다.

수집 운반업체들의 불법처리도 심각한 상태다. 전국 1천1백여개의 인가업체와 2천여개의 무허가업체 중 상당수가 덤핑수주한 폐기물을 장기간 불법야적하거나 야산에 매립하는 등 불법처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들어 8월까지 적발된 폐기물관리법 위반사범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가 늘었다.

한국산업폐기물처리협회 김호석(金浩石)회장은 “산업폐기물 처리시스템이 붕괴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심각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도 관계당국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