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각국의 국제선 여객기가 취항하고 있는 김포공항 제1청사와 제2청사 출국장.
보안검색대 앞에 길게 늘어선 출국자들의 얼굴에는 불쾌감이 역력했다. 검색직원에게 항의하는 외국인도 자주 눈에 띄었다.
검색직원들이 문형(門型)탐지기를 통과한 모든 출국자의 몸을 일일이 손으로 만지며 다시 검사하는 데 대한 불만이었다.
외국공항의 경우 폭탄이나 권총 같은 위험한 물건을 탐지하기 위해 설치한 문형탐지기를 통과할 때 경보음이 울리는 출국자에 한해서만 탐지봉으로 재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김포공항에서는 탐지기의 경보음과는 전혀 상관없이 재검사를 하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재검사에 대해 외국인 출국자들이 항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문형탐지기는 동전 하나에도 경보음이 울리도록 검색직원들이 조작해 놓아 무형지물이 된지 오래. 출국자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검색방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외화를 몸에 숨겨 나가는 출국자를 적발하려는 것이 보안검색의 목적이 돼버렸기 때문이다.
한 검색직원은 “몸에 숨긴 외화를 찾는 데 주력하다 보니 손으로 몸을 더듬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부인이 검색방법에 대해 공항측에 공식 항의한 일도 있었다.
김포공항의 보안검색을 관리감독하고 있는 경찰은 “외화 밀반출범을 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포공항 출국장을 빠져 나간 내외국인들의 반응은 한결같다.
“평균 일주일에 2건 정도에 불과한 외화밀반출사건을 적발하기 위해 하루에도 1만여명이 넘는 출국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검색방법은 개선돼야 합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