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들어도 싫지 않은 단어 ‘고향’.
그러나 사람들만 고향을 애타게 찾는 것이 아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연어’는 목숨을 걸고 수만리 바닷길을 거쳐 고향을 찾는다.
먼 바다로 나갔던 이 연어들 중에는 ‘국적’이 대한민국인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도 양양군 남대천. 양양군은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연어축제를 벌인다. 올해로 세번째.
남대천 말고도 강원도 고성 북천과 명파천, 강릉 연곡천, 삼척 오십천, 경북 울진의 왕피천 등 동해바다를 낀 강원도와 경북일대 12개 하천에서 연어의 귀향을 볼 수 있다.
연어들이 남대천을 거슬러 올라오는 때는 9월부터 12월까지. 요즈음에는 하루 2백여마리가 올라오지만 연어축제가 벌어지는 이달 말에는 하루평균 1천마리의 연어가 몰려 들어 남대천은 그야말로 ‘물반 고기반’이 된다.
연어 맨손잡기 행사는 어린이 6백명, 성인 4백명 등 총 1천명에게만 참가기회를 준다.참가비는 어린이 5천원, 성인 1만원.
산란을 위해 모천에 회귀하는 연어는 수만㎞의 긴 여정을 거쳐 기진 맥진하지만 그래도 맨손으로 잡다가는 다칠 염려가 있다. 특히 수컷은 이가 날카로워 조심해야 한다. 장갑을 준비하는 것이 기본. 도심에서 좀처럼 자연을 접할 수 없는 어린이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어낚시도 있다. 낚시는 남대천 구교에서 하류쪽으로 1백50m 구간에서만 할 수 있다. 참가자는 하루 1백명씩 이틀간 모두 2백명으로 한정했다. 귀향하는 연어는 먹이활동을 중단하기 때문에 미끼가 필요없다. 낚시 방법은 일명 체낚시라고 불리는 삼봉낚시로 참가비는 2만원. 1인당 최고 3마리까지 잡을 수 있다.
행사를 준비한 양양군(0396―670―2678)은 올해 단순한 연어잡기 행사보다 관광객들이 연어의 일생을 알아볼 수 있도록 내수면연구소(0396―672―4180) 견학 등 환경과 생태학습 프로그램들을 개발했다.
‘연어의 일생’이라는 시청각 프로그램을 볼 수 있으며 남대천 하구에 위치한 연어채포장에서는 인공수정,부화 등 작업을 공개한다.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남대천둔치에서 출발 내수면연구소 연어채포장을 경유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연어생태 견학에 참여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내 연어갖기’회원도 모집한다. 가입비 5천원을 내면 내년 치어방류행사에 초청받아 직접 치어를 방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연어의 몸길이는 보통 30∼70㎝.러시아에서는 ‘고기의 황제’라고도 하며 일본 토착민 아이누족은 ‘하늘이 준 선물’이라고 부를 정도로 귀한 고급어종이다. 남대천 주변에 연어전문식당들에서 소금구이, 편채 등을 맛볼 수 있다.
한화이글스투어에서는 연어축제와 설악한화콘도 워터피아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1박2일에 가격은 7만5천원. 02―729―5808.
또 답사여행전문업체 넓은세상에서도 정동진 일출과 전통떡만들기 행사와 겸해 연어축제 참가자를 선착순 90명 모집한다. 가격은 4만5천원. 02―3142―8616.
〈전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