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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표정]윤한도의원 『왜 기자들 없나?』 호통

입력 | 1998-10-23 19:27:00


국정 감사장에서 분위기에 맞지 않게 고성을 지르거나 작위적 행동을 연출, 매스컴을 타려는 의원들의 ‘돌출행동’은 국정감사 때마다 ‘고질’로 지적돼 왔다.

국정감사 첫날인 23일 농림부에 한 농림해양수산위 감사장.

김성훈(金成勳) 농림장관의 인사말과 간부 소개가 끝나자 마자 한나라당 윤한도(尹漢道)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 느닷없이 “농림부는 일을 어떻게 했기에 카메라 기자들이 한 명도 오지 않았느냐”며 버럭 고함을 질렀다.그는“의원들이 감사하는 모습이 TV에도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빨리언론을 불러오라”고 흥분했다.

김장관과 농림부 간부들이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 TV카메라기자들이 속속 감사장에 들어오자 윤의원은 책상아래 준비했던 싹이 돋은 볏단을 들고 “바로 이것이 농민들이 흘리는 눈물의 씨앗”이라고 김장관을 몰아세웠다.

보다 못한 국민회의 김진배(金珍培), 자민련 이완구(李完九)의원 등이 “속보인다. 집어 치우라”고 야유를 퍼부었고 국민회의 윤철상(尹鐵相)의원은 “당신들이 정권을 잡았을 당시 돈을 다 써버려 농림부 예산이 깎인 것 아니냐”고 맞받았다.

‘당신들’이란 말에 분위기는 달아올라 흥분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집단 퇴장하는 바람에 회의는 잠시 정회됐다.

속개된 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가 계속된 뒤 점심식사를 위해 김영진(金泳鎭)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하려는 순간 윤한도 의원이 김장관에게 돌진, 볏단을 억지로 떠맡기는 해프닝이 또다시 벌어졌다.

당황한 표정으로 볏단을 받아든 김장관은 윤한도의원이 나가자 “정치가 뭔지…”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