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위기’라는 환란(換亂)의 원인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정책을 점검하기 위해 23일 밤 12시까지 열린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회 재경위의 국정감사장. 한때 폭언이 오가는 등 시장바닥과도 같았다.
문제의 발단은 오후 7시경 국민회의 김한길의원이 “임채주(林采柱)전국세청장과 이석희(李碩熙)전국세청차장이 국세청을 이용해 선거자금을 모금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꺼낸 뒤 이규성(李揆成)장관의 견해를 물으면서 시작됐다.
이장관은 이에 대해 “징세기관이 선거와 관련된 불법행동을 한 것은 잘못된 일로 생각한다”며 은근히 여당편을 들었다.
이에 한나라당 나오연(羅午淵)의원은 “국세청장 개인이 개입한 것이지 징세기관이 개입한 것은 아니다”며 발끈했다. 이어 삿대질과 고성.
나의원은 “어디 그따위 말이 다 있느냐”며 10여분에 걸쳐 반말로 고함을 치기도 했다. 국민회의 한영애(韓英愛)의원이 “그런 말을 하다니 국민 보기가 부끄럽지 않느냐”고 자르고 나서자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의원은 “월요일 국세청 감사 때 한판 붙어보자”며 되받아쳤다.
한 야당의원은 ‘씨…’하며 욕설에 가까운 소리를 내는 등 소란은 계속됐고 위원장은 부랴부랴 정회를 선포했다.
저녁식사 후 다시 열린 국감. 자민련 변웅전(邊雄田)의원은 “간호사도 자기들끼리 간호사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서로 위하는데…”라며 “의원들도 서로 위하자”고 중재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도 정회 직전 발언 신청을 했다가 거절되자 벌떡 일어서서 책상을 쳐가며 “이런 놈의 데가 어디 있어”라며 흥분했다.
〈반병희기자〉bbhe4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