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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캠페인/전문가의견]음주운전,70%이상 「습관성」

입력 | 1998-10-25 18:57:00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운전자가 음주운전의 위험을 고의로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해 발생한다.

운전자의 실수로 일어나는 일반 교통사고와는 달리 고의성이 개입돼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음주운전을 ‘범죄’로 규정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위험을 알면서도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는 걸까.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운전자들이 음주운전을 하는 이유는 ‘차를 갖고 가지 않으면 다음날 출근이나 일을 보는데 불편하기 때문’(32.7%)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음주운전을 해도 사고를 안낼 자신이 있기 때문’이란 운전자도 22.3%나 됐다.

또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운전자의 70% 이상이 다시 음주운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매일 가는 길인데 이 정도 쯤이야’라며 소주 몇잔을 마시고도 운전대를 잡는다.

물론 같은 길을 같은 시간대에 반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면 학습에 의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길이 바뀌거나 예상치 않은 장애물이 나타나면 ‘학습 내성’은 무효화되고 곧장 사고로 연결된다.

운전은 단순한 반복작업이 아니다. 주위상황에 적절히 자신을 맞추는 종합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따라서 운전자 스스로 ‘술을 마시면 절대로 운전대를 잡지 않는다’고 다짐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속이나 처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음주운전을 삼가야 한다는 얘기다.

요즘 우리 주변에선 교통사고로 가정이 깨진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교통사고 고아’란 말이 생겼을 정도다. 이제 ‘한잔 정도는…’하는 생각부터 버리자. 술을 입에 댔으면 무조건 차를 놓고 가자.

이순철 (충북대교수·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