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종료 7분전. 한국은 카자흐에 0대2로 뒤져 있었다.
한국팀 벤치에서는 장탄식이 흘러 나왔고 한국팀 박창선 감독은 일어선채 안절부절 못했다.
순간 상대 골문을 향해 쇄도해 들어가던 나희근의 오른발에서 대포알 같은 중거리슛이 터졌고 볼은 상대 골문 안으로 그림같이 빨려들어갔다.
1대2로 한골을 만회했으나 패배의 먹구름은 여전히 한국팀을 휘감고 있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면 하늘도 도운다던가. 전광판 시계가 멎고 로스타임이 적용되던 절체절명의 순간 얻은 한국의 코너킥. 오병준이 침착하게 올린 볼이 교체멤버 이범직의 머리에 닿았고 카자흐의 네트는 출렁였다.
2대2 동점. 한국의 기사회생은 이처럼 극적이었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갔고 치열한 사투끝에 득점하지 못한 양팀은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카자흐의 두번째 키커와 한국의 김은중이 각각 실축, 스코어는 3대3.
한국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주장 구대령이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득점에 성공한데 이어 골키퍼 김용대가 카자흐의 다섯번째 키커가 찬 슛을 막아내는 순간 한국벤치는 ‘만세’를 불렀다.
한국은 29일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제31회 아시아청소년(19세 이하)축구대회 카자흐와의 준결승에서 연장전을 포함한 1백20분간의 접전끝에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대3으로 승리,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대회 2연패와 통산 아홉번째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31일 오후 8시 이번 대회 예선에서 2대1로 물리친바있는 라이벌 일본과 결승에서 마지막 대결을 벌이게 됐다.
한국은 경기 전반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으나 설기현과 이동국의 결정적인 슈팅이 모두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들어 방심하다 12분만에 카자흐의 디나예프에게 선취골을 내준데 이어 5분 뒤 파라조프에게 추가골을 허용,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한국은 총공세를 취한 끝에 경기막판 기적같은 만회골과 동점골을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전으로 넘겨 승리를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편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맞아 전반을 1대2로 뒤졌으나 후반 차세대 스트라이커 다카하라가 3골을 몰아넣는데 힘입어 4대2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준결승
한국2(2―2연장0―0)2카자흐
〈승부차기 4―3〉
일본4(1―23―0)2사우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