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부부 참관
최고령 우주비행사 존 글렌 상원의원(77) 등 7명이 탑승한 미국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29일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돼 지구궤도를 선회하며 각종 실험을 하고 있다.
디스커버리호는 이날 오후 2시19분 (이하 미 동부시간) 발사된 뒤 8분만에 궤도 진입에 성공했으며 9일간 우주에 머물며 무중력상태가 인체 및 노화에 미치는 영향 등 83가지 과학실험을 계속한다.
디스커버리호는 조종석에서 경고음이 울리는 등 경미한 문제로 두차례 발사가 연기되고 이륙직전 선체 뒷부분의 문짝하나가 떨어지기도 했으나 임무수행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글렌의원은 지구궤도 진입 후 미 항공우주국(NASA) 통제실과 가진 첫 교신에서 “여기서 내려다보니 참 아름답군요. 앗, 하와이도 보이네요”라며 36년만에 다시 지구를 바라보며 함박웃음. 7명의 승무원들은 오렌지색 우주복대신 간편복으로 갈아입고 저녁식사를 마쳤고 30일 아침부터 시작될 역사적 실험에 대비해 다소 일찍 취침.
○…7인의 승무원 가운데 일본인 생리학자 무카이 치아키(46)박사가 포함돼 있어 눈길. 94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탑승에 이어 두번째 우주비행에 나선 무카이는 이번 우주비행 중 글렌의원에 대한 의학실험을 돕는 한편 디스커버리호에 마련된 미니실험실에서 연구활동을 할 예정.
○…중간선거를 닷새 앞둔 빌 클린턴 대통령은 25만명의 인파 사이에서 발사장면을 지켜보면서도 틈만 나면 선거운동에 열중. 그는 CBS방송의 유명한 앵커였던 월터 크롱카이트와의 회견에서 “노인들은 오늘 대단히 기뻤을 것”이라며 “오늘 애국심을 느꼈다면 그 기분을 갖고 다음 선거에 나서 투표하라”며 민주당 지지를 호소.
○…발사 수일전부터 대대적인 보도경쟁을 벌여온 미국내 주요 신문과 방송들은 발사당일에도 열띤 취재 경쟁. 그러나 뉴욕타임스지는 29일자 사설에서 “그냥 뒀으면 평범했을 이번 우주비행을 둘러싼 일대 소동은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처럼 더 이상 환호할 대상이 없는 미국 사회가 영웅만들기에 나선 것에 불과하다”며 과잉보도를 넌지시 비난.
〈케이프커내버럴(미 플로리다주)AP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