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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美 컴퓨터애니메이션社 「픽」회장 스티브 잡스

입력 | 1998-10-30 19:43:00


최근 타임지가 선정한 ‘사이버스페이스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50인’중 7위에 오른 사람. 애플컴퓨터의 공동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 86년 창립때부터 지금까지 컴퓨터애니메이션회사인 픽사의 회장을 맡고 있는 스티브 잡스(43)를 2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파크 하얏트호텔에서 만났다.

이번 인터뷰는 픽사와 디즈니영화사가 공동제작한 애니메이션 ‘벅스 라이프(Bug’s Life)’홍보를 위한 것. 재산을 12억달러나 가진 사람 답지 않게 그는 낡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애플과 픽사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테크놀러지와 예술이라는 각기 다른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크리에이티브가 핵심이라는 점에서는 똑같지요.”

최고경영자로서 그는 ‘누구를 쓰느냐가 그 회사를 말해준다’는 철학을 지니고 있다.

“제조업분야에서 예를 들어 최고의 상품이 있다고 칩시다. 그래봤자 평범한 상품보다 30%쯤 나을 뿐입니다.”

그러나 예술과 테크놀러지는 이와 다르다는 것이 그의 지론. 크리에이티브가 뛰어난 한 사람이 평범한 사람보다 50배는 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픽사에서 일하는 4백20명은 멀리 러시아 일본까지 샅샅이 훑어내 스카우트한 고급인력이다. 안타깝게도 아직 한국인은 없다.

76년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세계 최초의 PC를 자기집 창고에서 파는 것으로 애플을 시작했던 그는 컴퓨터로 그리는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내다보고 86년 픽사를 세웠다. 그 이전, 자유분방한 성격때문에 조직에 부적합하다는 이유로 85년 애플에서 쫓겨나다시피 떠났지만 지난해 애플 임시 최고경영자로 다시 영입돼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공격적 경영을 펴고 있다.

“지금 애플과 픽사에서 반반씩 일한다”는 잡스의 목표는 정말 뛰어난 컴퓨터애니메이션 영화를 일년에 한편씩 만들어내는 것. ‘토이스토리’로 95년 아카데미상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상을 수상했던 그는 11월 ‘벅스 라이프’(한국개봉 12월)에 이어 내년 ‘토이스토리2’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런 잡스에 대해 타임지는 “그가 무엇을 하든 세계는 항상 그를 지켜본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김순덕기자〉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