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해외 공관의 협조체제로 IMF경제위기를 이긴다.
핵실험에 따른 서방의 경제보복 조치로 극심한 외환 부족과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조치)의 위기를 겪고 있는 파키스탄에서 최근 ㈜대우 건설부문이 현지 대사관과의 긴밀한 협력 체제로 5천4백만달러의 원리금을 성공적으로 상환받은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지난 92년 서남아시아 최초의 라호르―이슬라마바드 고속도로(연장 3백54㎞)공사를 수주, 지난해말 성공적으로 완공했다. 그러나 대우건설이 시공자 금융으로 파키스탄 도로공사측에 조달해 준 차관 중 1차 상환금 5천4백만 달러의 상환일이 돌아왔으나 파키스탄은 극심한 외환부족 사태를 겪고 있어 지불이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대우건설의 만기지불 요청에 대해 재무성 장관이나 중앙은행장은 “6개월만 연장해달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자 대우건설은 파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에 측면 지원을 요청했다. 금정호(琴正鎬)대사는 대우건설 관계자들과 함께 외교 채널과 각계 인사를 총동원, 압력과 회유작전에 돌입했다. 수상면담을 주선하고 재무장관 차관과의 막후 협상에 직접 참여, 대우건설의 입장을 대변하고 채무 불이행시 국가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기도 했다. 마침내 지불 만기일인 9월14일 수상실에서의 막후 교섭을 통해 채무 상환을 약속받고 다른 채권자들의 반발을 고려해 2개월간 4회에 걸쳐 분할상환키로 한 것이다.
〈파키스탄〓김남철 독자기자〉namchul@comsats.net.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