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용기에서 내분비교란물질(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왔어도 후속대책은 감감무소식이다.
환경호르몬이 사회문제화되자 종이용기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던 식품업체들은 일절 무반응. 여론이 잠잠해진 터에 제작단가가 30%정도 비싼 종이용기 대체 문제를 새삼스레 재론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미 바람은 한차례 지나갔다는 태도다.
하지만 가까운 일본이나 대만은 이미 적극적으로 대책마련에 나섰다.
일본의 경우 연간 약 13억개의 용기대체가 이루어지고 있고 대만은 스티로폼 제작업체와 종이용기 제작업체에 환경부담금을 차등부과함으로써종이용기로의대체를유도하고 있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종이용기를 사용하면 시장을 죽이는 거나 다름없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종이용기를 제작하는 국내업체의 입장은 다르다. 79년부터 종이용기를 제작해 일본과 대만에 수출하고 있는 현진제업의 김창석(金昌錫)대표는 “즉석식품이 활성화된 일본 대만의 경우에서 보듯이 종이용기로의 대체는 세계적 추세”라며 “용기대체를 거부하는 건 국민건강을 무시하고 업체이익만 노리는 단견”이라고 주장했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