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삼선동에 있는 한성대는 한 눈에, 그것도 외형만 봐서는 크게 내세울게 없는 대학처럼 보인다.
주택가에 둘러싸인 1만3천평의 아담한 캠퍼스부터가 대학이라기보다 공원같은 느낌을 준다. 교수 1백54명, 학생 5천20여명.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상당수 대학이 재정난에 흔들리고 부실기업처럼 부도나는 상황에서 한성대에 부채가 전혀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학교평가를 달리하게 된다.
72년 한성여대로 출발, 78년 한성대로 학교이름을 바꾸고 93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다.
‘진리와 지선(至善)을 교훈으로 삼고 꾸준히 정진하며 민족정신을 되살려 학문탐구에 기초한 인재를 양성한다.’ ‘연구하는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으로 국가에 이바지하고 국제화속에서 평화와 복지증진에 힘쓸 수 있는 민주시민을 양성한다.’
건학이념에 나와있듯 한성대는 민족정신 미래 국제화를 축으로 대학발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만든 전자도서관, 다른 학교보다 한발 앞서 실시한 강의평가제, 학생을 고객으로 대하는 종합서비스센터…. 한성대가 소리소문 없이 내실을 기해온 대표적 사례들이다.
10월 23일 이성근(李聖根)총장이 취임한 뒤로는 ‘도시형 대학’이라는 발전목표를 새로 내걸었다. 모든 학과와 학부가 캠퍼스에 모여 있지 말고 도시 속으로, 시민 곁으로 파고 들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상경계열은 금융기관이 집중된 서울 여의도, 예능계열은 젊은이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에 강의실을 두고 교육시키자는 것. 내년쯤 이런 계획이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대학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성대의 역사와 현황, 발전방향, 입학전형, 학과소개 등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홈페이지(http://www.hansung.ac.kr)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강의평가제〓대학가에 교육개혁의 바람이 불기 전인 91년부터 모든학과,모든강의를 대상으로 실시해 왔다. 학습량 학생만족도 강의계획성 교재적합성 등 16개 항목을 점검해 만든 강의평가서는 해당 교수에게 전달돼 학업성취도와 강의의 질을 높이는 자료로 활용된다. 또 교수의 연구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학회 참석과 논문발표 때 지원금을 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외국학술행사에 참석하거나 논문을 발표할 때는 지원금을 3배로 늘리는 등 국제적 연구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기업체 인력양성을 지원하는 기술전문대학 프로그램을 쌍용그룹의 사내대학 위탁교육 형식으로 운영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전자정보관〓국내대학 최초로 삼성전자와 함께 만든 전자도서관이다. 중앙도서관 5층에 전자정보검색실 위성통신수신실 교육매체제작실 세미나실 종합영상음향실로 이뤄져 있다. 교육 문화 예술 어학 디자인 등 다양한 주제의 비디오테이프가 9백여종, CD롬은 판례정보검색 조선왕조실록 브리태니커백과사전 등 2백종에 이른다.
PC통신과 인터넷은 물론 KINITI―IR(산업기술정보원) LINNET(포항공대) TEXIS(섬유정보센터) 등 다른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전산망과 연결돼 자료검색과 교환이 가능하다.
▼학생종합서비스센터〓행정부서에 분산된 민원업무와 행정자료를 종합전산망으로 통합, 학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6월에 문을 열었다. 휴학 복학원 제출 등 20여종의 학생민원, 성적 재학 졸업 휴학증명서 발급업무를 신청 즉시 처리해 준다.
▼사회교육원〓지역사회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주민에게 봉사한다는 사회적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학력 실업자에게 전자상거래를 전문적으로 교육시키는 전자상거래 교육센터를 8월부터 설치했다. 전자상점의 창업과 전자상품 관리방법 등을 지도.
교육원에 있는 멀티미디어 매체제작시설과 종합 음향시설은 정보화 수준이 매우 높아 동아일보가 96년 실시한 전국 대학 정보화순위 평가에서 6위를 차지할 정도. 이에 앞서 95년부터 지역주민에게 컴퓨터를 무료로 가르쳐 왔다. 디자인 회화 사진 비디오 문화역사기행 등 다양한 주제의 취미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