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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세무사 수석합격 정정운씨

입력 | 1998-11-07 10:39:00


“어머님 소원이 양복입고 출근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었는데 이제 그 소원을 풀어드리게 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 제35회 세무사 자격시험에서 수석합격의 영예를 안은 정정운(鄭丁云·29·광주 남구 방림동)씨는 “홀로 사시면서 뒷바라지 해주신 어머님께 감사드린다”며 환하게 웃었다.

1차시험에 두번이나 합격하고도 2차시험에서 세차례 고배를 마셨던 정씨는 이번 2차 시험에선 1백점 만점에 74.44점을 얻어 수석을 차지했다. 이 점수는 역대 수석합격자 중 세번째로 우수한 성적.

“18년전 아버지가 세상을 뜨신 뒤 정말 어렵게 생활해왔습니다. 가정부로 일하시면서 힘들게 가계를 꾸려오신 어머님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2남2녀 중 장남인 정씨는 전남대 경영학과 4학년때인 93년부터 세무사 시험준비를 해왔다. 책값조차 마련하기 힘들었던 그는 졸업이후 줄곧 학교인근 고시학원에서 세무사반 강사생활을 하면서 밤에는 전남대 고시원인 ‘경사원’에서 책과 씨름했다.

“가정형편 때문에 세무사 시험을 포기하고 기업체에 입사할 생각도 여러번 했지만 그때마다 누나와 동생들이 ‘걱정말라’고 격려해준 것이 큰 힘이 됐습니다.”

정씨는 “교재에만 얽매이지 않고 신문 잡지에 나온 경제전문가들의 기고문을 틈틈이 읽으면서 시험 준비생들과 토론의 기회를 많이 가진게 도움이 된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