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귀가 따갑게 들어온 말. 그러나 쉽지는 않다.
자녀와의 대화지침서인 ‘이 시대를 사는 따뜻한 부모들의 이야기’(김영사)를 쓴 이민정씨와 ‘들어주자 들어주자’(지식산업사)를 쓴 서울 방배동 아람유치원 박문희원장의 도움말로 자녀와의 대화방법을 알아본다.
▼마주보고 이야기하기〓아이는 나름대로 절실해서 말을 꺼낸다. 하던 일을 멈추고 눈을 마주보며 들어준다. “영수가 나를 때렸어” 등 이르는 말이 대부분.중간중간에 “그랬구나” “그래서” “어휴, 저런”하고 맞장구만 쳐도 억울함이 풀린다.바쁠 때도 그냥 “바빠, 나중에”라고 끊기 보다는 사정을 설명하는 게 좋다. 주부 민정원씨(36·서울 방배동)는 부엌일을 할 때 아들 정로(6)가 보채면 “국이 끓는 데 너랑 놀면 국이 넘치게 돼. 나중에 놀까?”라는 식으로 말한다. 대개 수긍한다고.
화날 때는 ‘한 번 멈추고 생각하는’ 것도 방법. 주부 서미영씨(35·경기 분당)는 처음엔 힘들었지만 스스로 이성을 되찾아 아이에게 말할 여유가 생겨 아들 대희(11)와의 갈등을 줄일 수 있었다고.
▼대화에 방해되는 말〓명령하거나 가르치려는 일방통행식은 도움이 안된다. 또 ‘맨날’‘하루종일’ 등의 부사는 주로 비난하는 데 쓰이는 말이므로 삼간다.
▼문제해결식 대화법〓의견이 다를 때는 먼저 아이의 욕구를 인정하고 부모의 생각을 말한다. 이어 다른 방안을 찾되 아이 의견을 존중한다.
△사례1〓“엄마,나 인형 학교에 가져갈래.” “안돼,학교에 가면 다른 애들도 갖고 싶어하고 인형도 더러워져.” “쉬는 시간에만 몰래 볼께.” “안돼! 엄마 말 들어.” “피.”
△사례2〓“인형이 좋아 학교가서도 보고 싶겠구나. 그런데 다른 애들도 갖고 싶어 하면 어떻게 하지? 엄마는 반대야.” “쉬는 시간에 몰래 볼께.” “그래. 엄마는 반대지만 네 것이니까 할 수 없지. 네가 결정해.”
첫번째는 일방통행식이지만 두번째는 아이를 인정하고 선택할 기회까지 줬다. 아이의 자율성도 살려주고 자신감도 키울 수 있다.
부모교육전문 강사 정순애씨는 “아이 말을 듣는 게 화가 날 때도 많고 생각보다 어려워 끝없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