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부부처럼 결혼서약까지 마친 ‘사이버 부부’가 국내 처음으로 탄생했다. 최근 PC통신 하이텔 40대 메모판(GO CHMEMO40)에 결혼서약문을 올린 40대의 김모씨(회사원)와 최모씨(주부).
이들은 △실제로는 만나지 않을 것 △통신상에서만 부부관계를 유지할 것 △서로의 가정과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 등 10개 항목으로 구성된 결혼서약문을 공개했다. 그동안 사이버공간에서 애인이나 부부처럼 행동하는 이용자들이 있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결혼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들의 결혼 소식이 알려지자 하이텔 게시판에는 즉각 찬반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능구렁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이용자는 “황당하기 짝이 없고 비현실적인 공상소설의 한 구절”이라고 이들을 비판. ‘kfrac’이라는 이용자도 “10대들을 따라야 하는가”라며 이들을 비난했다. 그러나 ‘md2754’와 ‘828286’같은 이용자들은 “혼란스럽지만 우선은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이버 남편 김씨는 이에 대해 “사이버공간의 질서를 훼손하는 익명의 이용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행동이었다”며 2남2녀의 ‘가족계획’까지 당당하게 밝혔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