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운영위의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는 하루전 여야총재회담이 이뤄지는 등 여야간 해빙무드가 조성된 탓인지 예상과 달리 큰 충돌은 없었다.
야당측은 정치인 사정과 의원 빼내가기 등 ‘야당파괴’를 청와대가 주도했다는 주장을 폈지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지는 않았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정면공격도 피했다. 또 가장 예민한 현안인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여당측은 김영삼(金泳三)정권시절에 있었던 문제점을 주로 추궁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의원은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이 청구비자금수사 등 사정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등 항간에는 청와대가 사정의 주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백승홍(白承弘)의원도 “청와대가 영남지역의 야당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을 빼내가는 것을 주도했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 때문에 오히려 동서간 갈등이 심화됐다”고 몰아붙였다. 한나라당 권기술(權琪述)의원은 “대통령비서실에 근무하고 있는 3급이상 간부 93명 중 호남 출신이 34명(36.6%)을 차지한 반면 부산 경남출신은 9명(9.7%)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방용석(方鏞錫)의원은 “문민정부 5년간 청와대를 사칭해 금품을 갈취한 사례는 무려 65건에 금액도 1천5백억원을 웃돌았다”며 “청와대 사칭사건을 방지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의원은 이어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통치사료 기록서를 포함한 집권기간의 통치사료 일부를 사저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회수해 국가기록물로 보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