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도시라는 파리에도 골칫거리가 있다. 다름아닌 견공들의 배설물. 20만마리나 되는 개의 배설물이 하루 평균 15t씩 쏟아진다. 이 중 파리시가 처리하는 것은 불과 15%.그러다 보니 파리의 도로 골목 공원은 개들의 공중변소나 다름없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다가는 신발을 더럽히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지는 최근 개들의 오물 수거 및 처리에 파리시가 연간 1억프랑(약 2백30억원)을 쓰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관광천국의 명성을 더럽히는 개 배설물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의 배설물 처리비용은 대부분 진공 흡입기로 오물을 수거하는 오토바이 청소차 70대와 인건비에 들어가는 돈. 최신식 장비를 갖추다 보니 처리비용이 ㎏당 약 8천원이나 든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배설물을 밟고 미끄러지는 바람에 병원신세를 지는 사람이 매년 6백50명에 이른다는 사실.
공공장소에서 오물을 배설한 개주인에게 최고 3천프랑의 범칙금을 물리는 법이 있기는 하지만 사문화된거나 다름없어 파리에 살고 있는 16만5천명의 개 주인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나온 대책이 개 전용 옥외 화장실 설치. 파리시는 13구를 ‘개와의 전쟁’ 실험지구로 지정해 개 전용 옥외화장실을 설치하고 4월부터 개 주인들에게 전용화장실을 이용하도록 계도하고 있다.13구는 옥외화장실 설치가 효과를 거두자 곧 파리시 의회에 개 화장실 설치 확대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