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재정경제위의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은 강일형(康一亨)전경기이천세무서장을 참고인으로 불러놓고 ‘세풍(稅風)’공방을 벌였다.
질문의 초점은 강서장이 작년 대통령선거 당시 OB맥주 등에 대해 납기연장 조치를 취하면서 상부의 압력을 받았는지 여부.
먼저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의원이 OB가 작년에 4차례 납기연장 조치를 받을 때마다 국세청장이나 차장의 특별지시가 있었느냐고 묻자 강서장은 “없었다”고 대답했다.
이에 안의원은 “검찰에서는 OB가 한나라당에 4억원의 후원금을 내는 대가로 납기연장 특혜를 받았다고 발표했는데 강서장의 답변과 다르지 않은가”라고 따졌다. 강서장은“일선 실무자여서 모르겠다”고 물러섰다.
국민회의 김한길의원은 당시 OB가 낼 세금이 50억원 이상이어서 납기연장 결정권을 국세청장이 갖고 있었다면서 OB와 국세청 수뇌부 사이에 오간 거래를 강서장이 알 수 없었다고 말했고 강서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국민회의 정세균(丁世均)의원은 “일선 세무서에서 납기연장 품신을 본청에 올릴 때 사전에 상부의 의사를 타진하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고 자민련 지대섭(池大燮)의원도 “사무관급인 세무서장이 윗사람 뜻도 묻지않고 품신하겠느냐”며 거들었다.
이후에도 같은 질문이 반복됐다. 한나라당은 납기연장이 정상적인 절차로 이루어진 만큼 ‘세도(稅盜)’라는 표현은 부당하다는 주장이었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실제로는 후원금의 대가가 납기연장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강서장은 “최고 결정권자가 아니어서 모르겠다”는 말만 거듭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