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모든 가로수가 내년말까지 ‘주민등록증’을 갖게 된다.
가로수 관리에 정성을 다하기로 소문난 파리시는 시내 가로수를 보다 과학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현재 나무에 전자칩을 다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체 가로수의 3분의 1인 3만여 그루에 전자칩을 부착했으며 내년말까지는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파리시는 가로수에 들이는 정성에도 불구하고 70년 괴질로 수천그루의 느티나무가 말라죽은데 이어 94년 흰개미의 공격으로 1천3백여그루의 가로수가 죽자 전자칩 부착사업을 생각해냈다.
전자칩에는 일련번호와 함께 나무의 위치, 종류 식수날짜 질병기록 등 각종 ‘이력’이 들어있다. 투입되는 예산은 3백50만프랑(약 8억4천만원). 탐지기로 전자칩을 조사하면 질병에 감염됐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집단 감염을 예방하는 등 과학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파리시는 이미 92년 거리별로 가로수의 종류와 나무를 심은 날짜, 질병 관련 기록 등을 담은 데이터 뱅크를 만들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같은 길, 같은 빌딩 사이라도 여러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어 정확히 어떤 나무에 대한 기록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전자칩은 암소 등 가축을 식별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독일의 만하임과 영국 런던 등에서 실험적으로 가로수관리에 이용되고 있다.
파리시 공원국은 식별을 위해 나무에 페인트로 일련번호를 써넣거나 나무등걸에 표지판을 다는 등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러나 나무에 숫자를 그려넣는 것은 미관상 좋지 않고 표지판을 달 경우에는 사람들이 떼어갈 우려가 많아 전자칩 부착을 선택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